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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로렌조와 피어 오브 갓 by 패션넷 코리아 최지은 에디터(Jerry Lorenzo & Fear of God)

Jerry Lorenzo & Fear of God

제리 로렌조(Jerry Lorenzo) (출처: highsnobie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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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로렌조와 피어 오브 갓 by 패션넷 코리아 최지은 에디터(Jerry Lorenzo Fear of God)

한국패션협회에서 운영하는 패션넷 코리아에 기재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도 밀접한 관계라고 할 수 있는 제리 로렌조와 피어 오브 갓(Jerry Lorenzo Fear of God)을 파악하기 좋은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작성자이신 최지은 에디터님의 동의하에 기재합니다.

출처: 패션넷 코리아 (http://fashionnetkorea.com)
작성자: 최지은 에디터 <lovenkeyshia@gmail.com>


제리 로렌조와 피어 오브 갓 by 패션넷 코리아 최지은 에디터(Jerry Lorenzo & Fear of God) 1
SSENSE와 피어 오브 갓(Fear of God)의 캡슐 컬렉션 (출처: hypebeast.com/)

제리 로렌조와 피어 오브 갓(Jerry Lorenzo & Fear of God)

2016년 9월 15일, 약 48만 명의 팔로워들을 보유한 패션 브랜드 피어 오브 갓(Fear of God)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fearofgod)에 ‘위대하신 주(How Great Is Our God)’라는 글과 함께 아이슬란드의 자연 풍경이 담긴 사진이 게시되었다. 캐나다 몬트리올 기반의 온라인 편집샵 SSENSE와 피어 오브 갓이 함께 독점 협업 캡슐 컬렉션을 선보인다는 신호탄이었다. 이어 HighsnobietyHypebeast 등의 온라인 매거진들이 앞다투어 피어 오브 갓이 새롭게 내놓은 11장의 룩북 사진들을 공개했다.

지금 가장 뜨거운 브랜드인 피어 오브 갓(Fear of God)의 뒤에는 제리 로렌조(Jerry Lorenzo), 제리 로렌조 마누엘 (Jerry Lorenzo Manuel)이 서있다. 그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브랜드 피어 오브 갓을 만들어 낸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제리 로렌조는 고샤 루브친스키(Gosha Rubchinskiy)의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 오프 화이트(Off-White)의 디자이너 버질 아볼로(Virgil Abloh), 이지(YEEZY) 컬렉션을 선보이는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 함께 현재 패션계를 뒤흔들어 놓고 있는 디자이너들 중 하나이며,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와 머천다이즈 컬렉션 ‘퍼포즈 투어(Purpose Tour)’를 제작한 인물이기도 하다.

2012년 브랜드 피어 오브 갓이 처음 시작되고 지금의 눈부신 성공을 거두기까지 약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는 스트리트 패션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한 장에 895달러(한화 약 98만 8,000원)에 팔리는 피어 오브 갓의 청바지는 출시와 동시에 품절되기 일쑤다. 코트니 카다시안(Kourtney Kardashian)의 전 연인 스캇 디식(Scott Disick), 독보적인 천재 프로듀서이자 아티스트인 칸예 웨스트, 패션계의 잇 걸 지지 하디드(Gigi Hadid), 주목받는 힙합 아티스트 트레비스 스캇(Travis Scott), 가장 인기 있는 셀러브리티들의 파파라치에는 어김없이 피어 오브 갓이 등장한다.

사이드 지퍼가 달린 후디, 스웨트 팬츠, 플란넬(flannel) 체크 셔크, 봄버 재킷, 오버 사이즈의 티셔츠, 이리저리 찢어져 있는 셀비지 빈티지 청바지. 이 모두가 브랜드 피어 오브 갓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제리 로렌조의 옷 들이다. 로렌조가 직접 ‘시크 그런지(chic grunge)’ 스타일이라고 이야기하는 그의 의상들은 레이어링과 오버사이즈 실루엣으로 유명하다. 많은 이들이 제리 로렌조의 명성과 스타일을 알고 있지만, 현재의 모습 이전에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제리 로렌조는 MBA 의 엘리트 코스를 밟기도 했고, 피어 오브 갓을 시작하기 전 스포츠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았던 경험이 있기도 하다. 피어 오브 갓이 7명의 스태프들과 적은 수의 인턴들 몇 몇만을 두고 있는 아주 작은 브랜드라는 사실도 사람들에게는 낯설게만 느껴지는 이야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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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로렌조(Jerry Lorenzo) (출처: highsnobiety.com)

“어릴 적의 나는 아버지와 함께 세계의 다양한 도시들을 여행했었다.” 제리는 SSENSE와의 인터뷰에서 유년 시절의 기억을 털어놓았다. 그의 아버지가 몬트리올 엑스포(Montreal Expos) 팀에서 코치로 활동하고 있을 무렵, 제리를 포함한 가족들은 모두 캐나다의 퀘벡 몬트리올에서 여름을 보내야만 했다. 직업상 해외 출장이 잦은 아버지로 인해 항상 가족들은 이 도시, 저 도시를 순회하고는 했었다. “나의 가족들은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 그리고 종교에 대한 깊은 신 앙심이 전부였다. 그것들이 우리 가족을 두텁게 결속 시키는 힘이었다.”

로렌조의 아버지는 전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Major League Baseball, MLB)에서 일했었던 전설적인 인물로,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시카고 화이트 삭스(Chicago White Sox)에서, 그리고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뉴욕 메츠(New York Mets) 매니저를 역임했던 제리 마누엘(Jerry Manuel)이다. 제리 마누엘은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초까지 메이저 리그에서 선수로 뛴 경력이 있으며, 현재 MLB 네트워크(MLB Network) 스포츠 채널에서 분석가로 활동 중이다.

그가 다닌 고등학교에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백인이었던 탓에 제리는 자연스레 메탈(metal), 락(rock), 그런지(grunge) 문화 등을 접하게 되었다. 제리의 학교 친구들은 모두가 백인이었다. 하지만 그의 평일과 주말은 전혀 달랐다.

주말이 되면 내 주변은 모두가 흑인이었다. 나는 참가자 모두가 흑인인 교회 예배에 참석했고, 모든 내 친구들은 흑인이었으며, 그들은 가스펠(gospel) 음악과 힙합을 들었다. 나는 분명 흑인이지만 내 안에는 많은 문화 요소들을 담아낼 수 있는 포용력이 있었다. 나는 백인 문화와 흑인 문화, 완전히 이질적인 두 문화들의 병렬 가운데서 자라났다고 할 수 있다.
-제리 로렌조(Jerry Lorenzo)-

제리는 그의 아버지를 통해 미국 내 흑인으로서 마주한 현실을 보았다. 그리고 그것은 그로 하여금 많은 것들을 느끼게 했다. “아주 어린 시절의 나는 ‘난 흑인이니까 절대 미국의 대통령은 될 수 없겠어. 하지만 야구장에서는 뭔갈 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는 성장과 동시에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내가 불가능이라고 단정 짓는 모든 마음의 장벽들을 허무는 일이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덧붙였다.

학교를 졸업하고 제리는 MBA 과정을 택했다. “내가 나에 대한 자존감이 낮았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자, 우리 아버지는 메이저 리그에서 매니저를 맡고 있고, 한때는 메이저 리그의 선수였어, 그러니 난 당연히 스포츠 분야에서 무언가를 해낼 수 있겠군!’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발군의 운동 신경을 보이지도 않았고, 그의 아버지처럼 야구 선수가 되고자 하는 마음도 없었다. 로스앤젤레스로 거주지를 옮긴 직후 경영학 석사 과정을 시작 했고, 산타모니카(Santa Monica)에서 엠티비(MTV Networks)의 인턴으로 일하며 텔레비전 프로덕션과 개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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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타 미디어의 두 사람-좌측:제리 로렌조(jerry lorenzo),우측: 하비에르 라발(Jarvier Laval) (출처:theonemanstand.blogspot.com)

MBA 과정을 밟고 있는 동시에 2008년 제리는 30세의 나이로 트루스타 미디어/제이엘 프로덕션(Truestar Media/JL Production)이라는 회사를 동업자인 하비에르 레버 라발(Jarvier Leber Laval)과 함께 설립하기도 했다. 그의 회사는 브랜드, 기업, 개인을 상대로 컨설팅을 실시하는 회사로 고객들이 어떻게 획기적인 마케팅과 전략적인 이벤트를 펼치는지를 연구했다. 후에 LA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제리는 LA 다저스(LA Dodgers) 팀에서 기업 후원 및 파트너십 체결을 도와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처음부터 그가 의류와 동떨어진 직업에 몸을 담은 것은 아니었다. 제리가 다저스 구장에서 일하기 5-6년 전, 그는 리테일(retail) 업계에서 일했다. 제리 로렌조는 LA로 거처를 옮긴 후 리테일과 옷에 대단한 열정을 품고 있었다. “나는 갭(Gap), 디젤(Diesel), 그리고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에서 일을 하기도 했었다. 디젤 매장에서 200달러(한화 약 22만 원) 짜리 청바지를 팔고 있을 때의 나는 훗날 내가 디젤과 같은 공장을 공유하고, 이태리로 날아가 신발을 제작하게 될 거라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 시절에도 나는 빨리 경영학 석사를 따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있었고,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떳떳한 직업을 가지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었다.”

2012년, 그는 스포츠 마케팅 회사를 차리고 고객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스타일링을 도와주었다. 그는 현재 시장에는 존재하지 않은 상품들로 그의 고객들을 특별하게 꾸며내고 싶어 했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찾아내야만 했다. 제리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반 팔의 쇼트 슬리브(short sleeve) 후드였다.

“내가 내 이름이 제리인 걸 아는 게 당연한 것처럼, 나는 내가 발견한 가능성이 원래 알고 있던 마냥 자연스러웠다. 사시사철 뜨겁게 태양이 내리쬐는 LA에서, 긴 팔 후드를 입기에는 너무 덥기 마련이다. 하지만 후디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미국의 다른 어느 주들보다도 액티브한 삶을 자랑하는 LA의 시민들을 살펴보면 남다른 근육량을 자랑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롱 슬리브의 긴 팔 옷을 입었을 때 이 탄탄한 근육들은 무용지물이다. 입이 없는 근육들은 상대방에게 ‘자, 이 멋진 모습을 보라고.’하면서 말을 건넬 수가 없다.”

아주 사소하고 간단하지만, 제리가 찾아낸 가능성은 이러했다. “만약 후드의 긴 소매를 잘라내고 지퍼를 단다면? 당신의 삼두근이 그제야 위용을 자랑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제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만의 아이덴티티를 옷에 담아내고 싶어 했다. 그가 좋아하던 영화 ‘조찬 클럽(The Breakfast Club)’의 존 벤더(John Bender), 영화 ‘하이어 러닝(Higher Learning)’에 나오는 레미(Remy), 청춘을 대표하는 자유롭고 반항적인 느낌의 남자 캐릭터들은 모두 영화 속에서 플란넬 체크를 입고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플란넬 체크를 그의 디자인에 추가했다.

제리 로렌조가 만든 네 다섯 개의 아이템들은 그의 눈에 마치 작은 패션 컬렉션처럼 비쳤다. 제리는 당시 그가 관리 중이던 고객들에게 직접 제작한 의상들을 선보였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그는 브랜드의 설립이나 디자인 등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밀크(Milk)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제리는 처음에 브랜드를 설립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제리는 패션 관련 학교에 진학하지도 않았고, 디자인을 공부한 경험이 없으며, 패션 하우스에 소속되어본 경험 또한 전무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변치 않는 사실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옷에 대한 사랑이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쭉 많은 사람들에게 가능성의 힘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며, 자신만의 기반을 다지고 본인에 대한 믿음을 갖는 일이다. 내가 갭에서 청바지를 접고 있던 시절에도 나는 옷을 사랑했다.
-제리 로렌조(Jerry Lorenzo)-


피어 오브 갓(Fear of God)의 시작은 우연치 않게 다가왔다. 제리는 그의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북부 캘리포니아를 찾았다. “나는 부모님과 함께 아침 명상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함께 구약 성경의 시편(Psalm)에 나오는 하느님의 왕국을 둘러싸고 있는 자욱한 먹구름과 어둠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신의 왕좌는 올곧음과 정의 위에 세워져있다.’ 그 문장을 읽으며 나는 난생처음으로 신에 대한 경이를 느꼈다.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나에게 항상 신은 눈부시게 밝은 빛 같은 존재였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나와 어울려 다니던 친구들은 모두가 기독교 신자들이었고, 우리는 그로 인해 인기 있는 부류로 취급되지 않았다. 나 또한 내가 기독교 신자라는 사실을 세련되었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순간 나는 신을 믿고 있는 나의 믿음이 아주 근사하게 보였고, 신 또한 더없이 위대하게 느껴졌다. 나는 시편을 낭송하며 하느님의 왕국 가까이 있는 어둠은 사악하고 나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해 저 편 위에 있는 신에 대한 우리의 불신과 어리석음이 바로 그것이라고 느꼈다.”

베를린의 032C 매거진과 SSENSE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요르크 코흐(Joerg Koch)는 그의 이야기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신은 보통 경외나 두려움과 같은 단어들보다, 사랑과 함께 더 가까운 존재가 아닌가? 당신의 신은 어떤 존재인가. 왜 브랜드의 이름이 피어 오브 갓이 되었는가?” 그의 질문에 제리는 “주를 경외하는 마음, 브랜드의 이름처럼 피어 오브 갓(Fear of God)은 신에 대한 숭배이자, 사랑이자, 존경을 담고 있다.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을 때 인간은 비로소 신의 왕좌를 에워싼 어둠으로부터 평화로울 수 있으며, 신을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무능력함을 받아들이게 될 수 있다.”라고 대답했다.

신에 대한 경외에 대해 생각하게 된 이 같은 경험은 제리가 브랜드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제리는 옷을 만드는 데에 어떠한 특정한 메시지를 담아내려고 의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사람들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옷에 대해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 싫증과 혐오를 느낀다고 대답했다.

트렌드는 항상 변화한다. 트렌드, 그리고 변화, 이 두 개념들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나는 일시적이지 않은 옷을 만들려 노력하는 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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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 오브 갓(Fear of God)의 2013 F/W룩북 (출처: Highsnobiety.com)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어떻게 기독교 정신이 나의 브랜드에 담겨 있느냐고 묻는다면, 브랜드를 만든 나 자신의 일부는 신에 대한 믿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피어 오브 갓은 기독교 신자들만이 입는 옷이 아닐뿐더러, 예수에 관한 브랜드라고 외치고 있지 않다. 피어 오브 갓은 내가 바라던 기대 이상으로 크게 성장했다. 그리고 나는 성공에 대한 영광을 신에게 돌리고 싶다. 내게 있어서 성공이란, 우연치 않게 다른 이가 내 옷을 입고 나를 만나게 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바라는 성공이다. 나는 전처럼 넥타이를 매고 격식을 갖춰 옷을 입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그 사실에 매우 만족을 느낀다. 내 견해와 느낌이 담긴 옷들을 맘껏 보여주며 패션계에서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지금에 나는 축복을 느낀다.”


제리 로렌조를 패션으로 이끈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패션에 이끌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누구나가 아침에 일어나서 무엇을 입을지 선택하는 순간을 맞는다. 그 결정이 바로 해답이 된다. “그게 바로 내가 나 자신을 디자이너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다. 나는 한 번 라프 시몬스(Raf Simons)의 패션쇼장에 다녀온 경험이 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디자이너가 절대 아니라는 사실을 느꼈다. 나는 구상적이지도 않고, 예술적이지도 않다. 나는 단순히 ‘해답’을 지향하는 사람이다. 나는 많은 청소년들이 플란넬 셔츠를 입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어떻게 하면 가장 최고로 근사한 플란넬 셔츠를 만들어낼지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있다.”

칸예(카니예 웨스트, Kanye West)이지 컬렉션(YEEZY), 버질 알볼로의 오프 화이트, 매튜 윌리엄스(Matthew Williams)의 알릭스(Alyx)와 같은 브랜드들과 피어 오브 갓의 공통점은 현재 모두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들이자, 미국인 패션 디자이너들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행하는 모든 마법 같은 일들이란, 사실은 알고 보면 굉장히 친숙한 것들이 아닌가.” 에스콰이어(Esquire) 매거진과 행해진 전화 인터뷰에서 제리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플란넬 체크, 봄버 재킷, 이런 것들은 예전부터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것들이다. 내가 내 컬렉션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들은 농구 레전드인 알렌 아이버슨(Allen Iverson), 그리고 ‘조찬 클럽’의 남자 주인공 존 벤더 사이의 접점과 같은 것이다. 힙합과 그런지(grunge)가 함께 융합된 새로운 문화, 그리고 새로운 장르의 음악과 영향을 주는 모든 것들. 모든 것을 다 합쳤을 때 어떤 것이 나타날까? 그게 바로 피어 오브 갓이다.”

그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창의성은 어떠한 구체적인 의도에 의해서 탄생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만들고 싶은 무언가를 뒷받침해줄 자원이 없거나, 가지고 싶은 옷을 살 돈이 없거나 하는 상황에서, 특별한 교육이나 훈련 없이 나만의 개성이 담긴 옷을 만든다면 그것이 바로 순수한 창의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나는 두 개 이상의 패션 스쿨의 이름을 댈 수도 없고, *CFDA가 무엇의 약자인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나의 아이디어들은 어떤 규칙이나 정해진 방식에 의해 얽매여서 나온 것들이 아니다. 어떠한 배움 아래 나온 것 또한 아니다. 그 덕에 나는 순수한 나의 견해와 해석을 곧이곧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CFDA(Council of Fashion Designers of America) : 미국 패션 디자인 협회. 1962년에 뉴욕 컬렉션의 패션 홍보 담당자였던 엘레노어 램버트(Eleanor Lambert)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450명 이상의 미국인 패션 및 주얼리 디자이너들이 소속되어 있다. 미래의 미국인 디자이너 유망주를 발굴하고 성장하기 위해 매년 패션 어워즈를 실시하고 있다.

제리는 그가 만들어내는 봄버 재킷과 옷들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SSENSE에 이야기했다. “봄버 재킷은 스킨헤드(Skinhead) 족들이 즐겨 입던 옷이고, 스킨 헤드족들은 세계에서 가장 옷을 잘 입는 하위문화를 가진 패셔니스타들이다. 위험하게 들릴 수 있는 발언이지만 자세히 더 들어보라. 초창기의 스킨헤드족들은 흑인 청년들과 백인 청년들이 한데 섞인 노동자 무리들로, 인종 차별 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 하위 문화가 나라에서 나라를 거듭하면서 지금의 ‘인종 차별 주의자’들이라는 개념을 갖게 된 것이다. 스킨헤드족들의 스타일이 어디서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서 배우는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었다.”

“피어 오브 갓의 모든 컬렉션들은 내가 어떻게 옷을 입는지, 내가 어떤 것을 연구했는지에 모두 관련 되어 있다. 내가 어떻게 레이어링을 해서 옷을 겹쳐 입었는지를 집중해서 보라. 아주 교묘하게 신경을 쓴 듯, 안 쓴 듯한 것이 바로 LA의 패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너무 신경을 쓴 티를 낸다면 사람들은 과하다고 당신을 놀릴 것이고, 만일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당신을 무례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패션에 신경을 쓴 것 같지 않게 가장 하면서 완벽하게 신경을 쓰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그 해답을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클래식한 스타일을 그대로 옮겨오는 데에서 찾았다. 플란넬 체크에 지퍼를 달고, 힙합의 느낌을 추구하면서, 약간의 아이버슨(Allen Iverson, 미국 전 NBA 선수)의 느낌을 곁들이는 것. 피어 오브 갓은 이 모든 것에서 영감을 가져오되, 나만의 개성을 찾아 나가는 사업이었다.”

피어 오브 갓이 스트리트 브랜드인지, 혹은 럭셔리 브랜드인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피어 오브 갓이 나오게 된 현장은 길거리 위였음을 이야기했다. 그는 특별하게 디자인을 공부하거나 일한 경험이 없었기에, 피어 오브 갓이 첫 시작하던 때는 마치 뮤지션이 되기 위해 믹스 테이프를 만들어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홍보하는 소년과 같았다고 비유했다. 그는 LA의 다운타운에 들러, 천을 사고, 옷이 어떻게 만들어질지를 궁리했다. 피어 오브 갓이 시작된 배경은 길거리 위였다. 하지만 그는 지금 가장 좋은 소재의 원단들을 사용하며 LA에서 제일 가는 재단사 들를 고용해 피어 오브 갓을 만들고 있다. 그는 사람들에게 피어 오브 갓은 스트리트 혹은 럭셔리 브랜드로 하나의 틀에 갇혀 판단될 수 없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밀크 매거진을 통해 이야기했다.


피어 오브 갓을 포함한 많은 신생 브랜드들은 기존의 이름난 패션 하우스들에 비해 소셜 미디어를 통한 홍보가 보다 널리 이루어지는 편이다. 힘 있는 패션 라벨들에 비해 홍보로 들어가는 비용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PR과 홍보와 관련하여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연예인들을 이용해 홍보를 한다면 그 힘은 매우 강력하지만, 한 치 앞도 볼 수 없다는 게 단점이기도 하다. 그건 마치 폭풍의 눈에 서있는 것과도 같다. 당신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가? 연예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들도 일반적인 대중들이 선호하는 문화나 힘의 주축에 서있고 싶어 한다.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과한 홍보는 엄청나게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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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자들에게 신발을 선물한 제리 로렌조 (출처:sneakerkat.com)

지난 2016년 10월 12일에 제리는 브랜드 반스(Vans)와 콜라보레이션한 신제품을 이색적인 방식으로 선보였는데, 그와 스태프들이 함께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 위치한 대표적인 빈민굴인 스키드 로우(Skid Row)을 방문하여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신발과 옷들을 무료로 나눠주는 선행을 보였다. 그는 영향력 있는 유명 연예인들과 그의 친구들에게 신제품을 선물하는 대신 선행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동시에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는 자신의 야망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리테일 시장에서의 첫 나의 직장은 디젤이었다. 나는 디젤 매장의 플로어에서 일하기에 쿨하지 않은 소년이었고, 때문에 나는 재고 정리를 담당해야 했다. 나는 항상 그때를 잊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디젤에서 일하는 ‘유일한’ 흑인 청소년이었다. 패션계를 하나의 연극이라고 가정해본다면, 그 당시의 내 역할은 다음과 같았다. ‘여기들 봐, 우리는 백인이 아닌 새로운 배우를 보여주고 있어. 어서 와서 이 무대에 모두 참여해.’ 과거의 나는 내가 지금의 위치에 서있을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그 당시 나는 디젤이 가지고 있는 쿨한 이미지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었고, 지금도 무엇이 쿨한지는 모르겠지만 난 딱히 쿨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난 멋져 보이고 자 애쓰거나 노력하지 않았다. 내가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는 것은, 나는 그저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사실이다. 나는 패션 업계에서 최고가 아니고, 최고로 많이 옷을 판매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는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어떻게 사람들과 나눌지를 알고 있고,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디젤의 창고에서 재고를 관리하던 소년은 지금과 같이 성장했으며, 내가 가진 많은 자산들은 크게 자라났다. 다음에 내가 무엇을 할지 사람들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그의 비상하는 현재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브랜드의 이름에 담긴 하늘만이 그의 한계점인듯하다. 모두가 제리 로렌조를 따라 하고, 전 세계가 그의 행동 하나하나를 눈 여겨보고 있다. 마치 신이 굽어살피는 듯 끊임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피어 오브 갓은 단순 브랜드를 넘어 사람들이 소통하는 하나의 플랫폼이 되었다. 제리 로렌조의 앞날에는 신의 은총만이 가득할까. 이는 두고두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작성자: 최지은 에디터 <lovenkeyshia@gmail.com>


[참고 자료]
https://hypebeast.com/2014/11/an-interview-with-jerry-lorenzo-of-fear-of-god
http://www.esquire.com/style/news/a43317/jerry-lorenzo-fear-of-god/
https://hypebeast.com/2014/12/jerry-lorenzo-speaks-on-the-convergence-of-streetwear-and-religion-in-fear-of-god
https://www.ssense.com/en-us/feature/wrath-of-nature-fear-of-god
http://www.harveynichols.com/news/2014/06/20/jerry-lorenzo-interview/
https://milk.xyz/articles/3232-jerry-lorenzo-s-fear-of-god/
http://www.highsnobiety.com/2016/09/15/ssense-fear-of-god/
http://angellsharina.blogspot.com/2008/11/truestar-mediajl-productions.html
http://www.highsnobiety.com/2016/09/15/ssense-fear-of-god/#slide-4
https://hypebeast.com/2016/9/jerry-lorenzo-fear-of-god-ssense-capsule-collection
http://www.espn.com/new-york/mlb/columns/story?id=5285551
http://www.lipstickalley.com/showthread.php/221765-Jerry-Manuel
http://www.lipstickalley.com/showthread.php/906834-Any-Tea-on-Kanye-s-homie-Jerry-Lorenzo-!?p=22968433
http://www.gq.com/story/fear-of-god-jeans-celebs
http://thejeansblog.com/new-jeans-styles/6-cool-new-mens-denim-brands-for-2016/

[사진 출처]
https://hypebeast.com/2016/9/jerry-lorenzo-fear-of-god-ssense-capsule-collection
http://www.highsnobiety.com/2016/03/28/jerry-lorenzo-takes-you-inside-his-home/
http://theonemanstand.blogspot.com/
http://www.highsnobiety.com/2013/12/09/fear-of-god-fallwinter-2013-brothers-keeper-lookbook/
http://www.sneakerkat.com/jerry-lorenzo-gives-away-his-fear-of-god-x-vans-collab-to-the-home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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